미국 국제송금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신한금융과 Visa, 두나무와 Visa가 각각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송금 인프라 협력을 공개하면서 “은행보다 더 싸고 빠른 송금”에 대한 기대도 커졌습니다. 다만 지금 확인되는 사실은 기술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지, 소비자가 당장 더 낮은 총비용을 보장받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이 뉴스에서 더 신경 쓰는 부분은 속도가 아니라 비교 기준입니다. 송금 수수료가 0달러여도 환율 스프레드, 스테이블코인 매수·환전 비용, 현금화 비용까지 더하면 실제 수령액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수수료 0원보다 ‘받는 금액’을 봐야 합니다
미국 CFPB의 Regulation E Remittance Rule은 적용 대상 소비자 국제송금에서 송금액과 수수료, 적용 환율, 제3자 비용, 수취인이 받을 금액 등을 공개하도록 요구합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광고에 적힌 송금 수수료가 아니라 최종 수령액입니다. 현행 규정은 적용 대상 송금에 오류 정정 절차와 일정 조건의 취소·환불 권리도 두고 있습니다.
미국 국제송금 서비스를 고를 때 이 기준을 스테이블코인에도 적용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달러로 코인을 사고, 블록체인에서 전송한 뒤, 한국에서 원화로 바꾸는 구조라면 비용은 ‘코인 전송 수수료’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매수 가격, 네트워크 비용, 거래소 또는 사업자 수수료, 원화 환전 스프레드와 출금 비용을 모두 합쳐야 합니다.
미국 국제송금에 스테이블코인 레일이 들어오는 이유
Visa는 2026년 7월 금융기관과 핀테크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보관·전송·상환할 수 있도록 Visa Stablecoin Platform을 발표했습니다. 이 플랫폼은 현재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베타 단계입니다. 이어 신한금융은 Visa 인프라를 활용해 발행·송금·상환 기능과 결제 모델을 시험하겠다고 밝혔고, 두나무도 Visa와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국경 간 송금 서비스를 검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발표들은 아직 ‘가격표가 붙은 소비자 상품’이 아닙니다. 확인된 보도만 보면 구체적인 송금 국가, 고객 수수료, 실제 처리 시간, 상용 출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은행보다 몇 퍼센트 싸다”고 단정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합니다.
빠른 네트워크가 곧 싼 송금은 아닙니다
온체인 네트워크는 은행 영업시간과 별개로 가치 이전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가 이용하는 송금의 앞뒤에는 은행계좌, 카드, 거래소, 수취인의 현지 통화 계좌가 붙습니다. 이 과정 중 하나라도 느리거나 비용이 높으면 블록체인 전송이 빨라도 전체 송금 경험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돈이 바뀌느냐입니다. 달러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다시 원화로 바꾸는 두 번의 변환이 필요한 구조라면 환율과 현금화 비용이 절감 효과를 상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수료 무료’보다 환전 후 상대방에게 실제 들어가는 금액을 비교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안전성은 기술보다 법적 지위에서 갈립니다
미국은 2025년 GENIUS Act를 법률로 제정해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규제 틀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미 재무부는 2026년 8월에도 세부 시행규칙에 대한 의견을 받고 있었고, 핵심 발행 라이선스 체계의 예상 시행일을 2027년 1월 18일로 제시했습니다. 법은 생겼지만 시장 전체가 완전히 같은 운영 규칙 아래 들어온 것은 아직 아닙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Regulation E의 Remittance Rule에서 ‘sender’는 미국에서 개인·가족·가계 목적으로 송금을 요청하는 소비자를 뜻합니다. 자영업자가 사업자금이나 거래대금을 보내는 경우 같은 소비자 보호를 당연히 기대하면 안 됩니다. 스테이블코인 송금 역시 어떤 사업자가 어떤 구조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에 따라 적용 법규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블록체인 송금”이라는 이름만 보고 보호 수준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보낼 때는 이 네 가지를 먼저 비교하세요
- 최종 수령액: 같은 금액을 보냈을 때 상대방 계좌나 지갑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비교합니다.
- 환율과 현금화 비용: 스테이블코인 매수·매도, 원화 전환, 출금 비용까지 합칩니다.
- 보호 규정: 송금 사업자가 Regulation E 적용 대상인지, 오류 정정·취소 절차를 제공하는지 확인합니다.
- 발행자와 상환 구조: 어떤 스테이블코인인지, 준비자산과 상환 정책, 현재 규제 상태를 확인합니다.
환율과 금리 환경이 돈의 이동 비용에 미치는 배경은 기준금리 영향 글과 함께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선택 기준은 코인이 아니라 송금 경로입니다
미국 국제송금에서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은행과 송금업체가 사용하던 일부 중간 결제 단계를 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Visa가 직접 기업용 인프라를 만들고 한국 금융회사와 디지털자산 사업자가 이를 시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술 이름보다 총비용, 최종 수령액, 처리 시간, 취소·오류 처리, 현금화 가능성을 한 화면에서 비교하는 습관이 더 중요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정말 더 싸지는지는 코인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이 요소들이 실제 서비스에서 어떻게 설계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검증한 미국 출처]
CoinDesk — South Korea’s Shinhan Financial taps Visa to build AI and stablecoin payments — 2026-08-26 — 기사 보기
UPI — Dunamu teams with Visa to develop stablecoin-based payments — 2026-08-28 — 기사 보기
Visa Inc. — Visa Introduces Platform for Stablecoin Minting, Movement and Management — 2026-07-16 — 공식 발표 보기
Consumer Financial Protection Bureau — 12 CFR Part 1005, Regulation E / Remittance Transfers — 현행 규정, 최종 개정 2023-04-19 — 현행 규정 보기
U.S. Government Publishing Office — GENIUS Act, Public Law 119-27 — 2025-07-18 — 법률 원문 보기
U.S. Department of the Treasury — Treasury Seeks Public Comment on GENIUS Act Proposed Rulemaking — 2026-08-17 — 공식 발표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