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러시모어 산(Mount Rushmore)을 다시 찾는 여행자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저도 블랙힐스 산맥을 따라 드라이브하던 어느 여름, 저 멀리서 네 개의 얼굴이 모습을 드러내던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대통령 조각상이 아니라, 산 자체가 거대한 존재처럼 서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정작 러시모어 산이 어떻게 그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왜 저 네 명이 선택됐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산의 기원부터 숨겨진 방까지, ‘진짜 러시모어 산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러시모어 산의 이름은 ‘장난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러시모어 산의 이름 유래는 정말 기가 막힙니다.
1885년, 뉴욕 변호사 **찰스 러시모어(Charles Rushmore)**가 사냥 중 길을 잃고 현지 가이드에게 물었죠.
“저 산 이름이 뭐죠?”
“글쎄요, 아직 이름이 없는데… 그냥 러시모어 산이라 하죠!”
완벽한 농담이었지만, 그 말이 공식 지명이 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졌습니다.
저는 이 유래를 들을 때마다 ‘아, 미국식 유머가 지도를 바꿔버리기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조각가 보글럼, 영웅 조각 뒤에 감춰진 그림자
1927년 조각이 시작됐을 때, 예술가 **구트존 보글럼(Gutzon Borglum)**은 이 산을 미국의 정신을 새길 캔버스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그의 과거는 밝지만은 않았습니다.
- 조지아의 스톤 마운틴에서 남부연합 기념 조각을 진행한 전력
- 당시 KKK와 연관된 인물
- 논란 속에서 프로젝트를 떠나 러시모어로 옮겨온 이력
그럼에도 그는 미국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담기 위해 워싱턴, 제퍼슨, 루스벨트, 링컨을 선택했습니다.
- 워싱턴 → 국가의 탄생
- 제퍼슨 → 독립과 민주주의
- 루스벨트 → 진보와 국립공원 시스템
- 링컨 → 분열된 나라를 지켜낸 보존의 상징
저는 이 조합을 볼 때마다 “이 네 얼굴의 시대가 겹쳐 러시모어 미국사를 이루는구나”라는 감각이 듭니다.
얼굴 하나가 아니라 ‘초대형 공학 작품’
러시모어 산의 얼굴들은 멀리서 보면 고요하지만, 실제로는 상상을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 워싱턴의 코 길이: 6m
- 링컨 머리카락 한 올: 45cm
- 전체 조각을 위해 45만 톤의 암석이 다이너마이트로 제거됨
- 놀랍게도 400명 작업자 중 단 한 명도 사망자 없음
이 정도면 단순한 예술이 아니라, 위험과 기술이 합쳐진 초대형 공학 프로젝트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바라보면 코 하나가 작은 트럭만 한데—스케일이 진짜 실감납니다.
러시모어 산의 가장 미스터리한 공간: ‘기록의 전당’
많은 관광객이 모르는 러시모어 산의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링컨 머리 뒤에 숨겨진 ‘Hall of Records(기록의 전당)’**입니다.
보글럼은 이곳에 미국의 중요한 문서를 새긴 청동판—
독립선언문, 헌법, 건국 관련 기록 등을 영구 보관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계획은 멈췄고, 방은 봉인된 채 지금도 공개되지 않습니다.
문서 대신 설명 패널들이 넣어져 있지만, 원래 꿈꾸던 ‘미국 문명의 타임캡슐’은 결국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난 뒤 제가 러시모어 산을 다시 바라보니, 저 거대한 얼굴 뒤에 ‘완성되지 않은 미국의 방’ 하나가 숨어 있다는 게 묘한 여운을 남기더군요.
대통령들 아래 새기려 했던 독립선언문
초기 계획에는 조각 아래에 독립선언문 전체 텍스트를 새기는 아이디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산과 시간, 전쟁의 영향으로 이 계획은 포기됐죠.
만약 실현됐더라면, 지금의 러시모어 산은 ‘얼굴 위 산’이 아니라 ‘얼굴+문서’의 초대형 기념비가 되었을 겁니다.
마무리하며
러시모어 산은 단순히 네 명의 대통령 얼굴을 새긴 산이 아닙니다.
이름부터 장난, 조각가는 논란, 내부에는 비밀의 방, 그리고 초대형 공학기술의 집약체까지—산 전체가 이야기로 가득한 미국사의 압축판이죠.
블랙힐스를 달리는 길 위에서 러시모어 산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저는 늘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저 거대한 눈동자 아래에, 우리의 자유와 이야기가 새겨져 있구나.”
여러분이 러시모어 산에서 느꼈던 인상이나 궁금증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